2018.01

매거진몸짱너머

몸짱 스토리

몸짱의 기적








보통 사람의 생각으로는 믿기 힘든 놀라운 일을 우리는 기적이라 일컫는다. 이러한 기적이 나의 일상에서 일어났다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는 며칠이었다.

몸짱 지준반(지도자 준비반)수업이 제주에서 있다고 했을 때 나는 한라산을 떠올리지 않았다. 수차례 제주에 갔지만 한라산은 그저 제주의 상징적인존재였고 나와는 하등의 관련이 없는 곳이었다.

20대부터 중증 근무력증이라는 희귀병을 앓아온 내게 있어서 산행이란 언감생심이었다. 숟가락을 드는 일도 힘들어 자꾸 떨어뜨리고, 걷기조차 힘들어 자꾸만 넘어지던 시간들이 내 삶에 드리웠을 때 수없이 많은 좌절과 공포의 순간들을 보냈었다. 이후 조금씩 차도를 보였던 10년 전쯤에 직장에서산행을 할 일이 있었다. 전 직원이 함께 하는 행사라서 뒤로 빠지기도 뭐하고 해서 큰 마음 먹고 그 무리 속에 끼게 되었다. 산행 시작한지 30분이 채 지나지도 않은 시간..

 

온 몸에서 힘이 빠져나가 발을 내디딜 수 없게된 나는 모든 분들을 출발장소로 다시금 모시고 오게 했다. 정상을 넘어서 반대편 방향으로 하산 하려했던 계획이 나로 인해 틀어지게 되었다. 30여명이 함께 나선 산행이었는데 누구도 내게 탓을 하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부끄러움과 죄송함은 온전히나의 몫이었다.

그날 이후로 나는 늘 산 아래서 서성이는 사람이었다.
때로는 산을 오르는 꿈을 꾸기도 했다. 남들 다 오르는 정상에 올라서서 산 아래 풍경을 한번쯤 내려다 보고 싶기도 했다. 그러나 그건 내게 너무도 요원한 일이었다. 20대에도, 30대에도, 40대에도, 그리고 50대 중반에 이르기까지 산은 가까이 하기엔 너무도 먼 대상이었다.

 

[조금만 걸어도 근육에 염증이 생기는 희귀병, 좀 흉하지만 나의 다리 모습이다]

 

 
지준반 수업을 제주에서 하고 한라산 등반을 한다고 했을때 봄도, 여름도, 가을도 아닌 겨울산에 오른다고 했을 때 나의 마음은 두 방향으로 움직였다. 산에 올라가기 힘들다는 분이 있어서 그 분이랑 함께 놀아볼까? 싶기도 했고, 그래도 몸짱운동을 1년 넘게 꾸준히 해왔는데 다리에 힘이 좀 붙지 않았을까? 스스로를 시험하고 싶은 마음이 강렬해졌다.

몸짱에 대한 무한 신뢰감.
중급반 과정을 거치면서도 나는 시스템을 온전히 믿었다. 5Kg감량 목표를 세웠는데 7kg 감량이 가능했던 것도 이러한 무한신뢰가 가져온 결과였다. 고급반 식스팩 과정도 체지방량과 골격근량이 3개월만에 반전을 가져오면서 무난히 이수할 수 있었다. 이 또한 온전히 믿고 따른 결과였다. 2018년 들어 첫번째 도전을 시도한 나는 몸짱은 물론이고 스스로를 믿기로 했다. 

 

한라산에는 그야말로 눈꽃이 활짝 피었다. 눈꽃산행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최상의 여건이 준비되어 있었다. 아이젠을 장착하고, 스틱을 짚으면서 한 걸음씩 내딛는데 생각만큼 힘들지 않았다. 전에는 후들거려서 더 이상 전진할 수 없었던 두 다리에 힘이 붙어 있었다. 호흡도 크게 문제되지 않았다.환상적인 겨울 왕국 속으로 한 걸음씩 들어서면서 끊임없는 탄성이 흘러 나왔다.

 


 

 

겨울산의 신비로움. 20대에도 해볼 수 없었던 일들을

50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시도하게 된 나는 대체 누구란 말인가?

스스로에게 질문하며 환호성을 질렀다. 영실쪽에서 출발하여 윗세오름에 도착한 후 어리목쪽으로 내려가는 코스였다. 베스트 프렌드이면서 몸짱에서도 함께 하고 있는 김준미조장과 더디게 가더라도 완주하는 목표를 가지고 하산까지 도전하였다. 앞선 일행보다 30분정도 늦게 도착하였지만 무사히 산행을 마친 우리는 얼싸 안으며 감동의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다. 준미와 나, 나와 준미는 이미 일심동체였고, 한라산과도 일심동체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산 아래서 기다리고 있던 몸짱 가족들의 격려와 사랑의 메시지들이 큰 감동으로 마음을 흔들었다.


20대에도 해보지 못한 일들을 50대에 와서 몸짱을 통해 성취하게 된 나는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2018년 벽두부터 예상치 못한 기적과 만난 나는 올 한해도 몸짱과 함께 또다른 기적을 일구어 갈 것이다.

함께 가는 좋은 인연들이 내뿜는 시너지 효과로 부족했던 나는 날마다 성장하고, 날마다 건강하고, 날마다 행복하다. 때문에 더 큰 사랑을 나누어주고 감사가 깊어가는 사람이 되고 있다. 제주 여행에서 보이지 않는 손길로 우리를 이끈 몸짱운영진과 제주 지준수업에 함께 한 지준반 몸짱가족분 18분께도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함께였기에 더더욱 행복했던 순간들로 내 마음의 사진첩에 꼭꼭 담아본다. 

 

더불어,

모든 등산 장비며 옷까지 준비해준 특별한 친구인 김인숙부조장, 등산화도 준비하지 않은 내게 등산화를 선물해준 곽효정사랑코치님께도 이 자리를 빌어 특별한 감사인사를 대신하고 싶다.  

 

'기적은 함께 했기 때문에 이뤄진 것이다'